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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와 성명서> 여성들의 분노가 혁명으로
관리자05-20 17:06 | HIT : 194
'불법촬영 성차별수사’에 대한 여성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2번출구 앞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열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 모인 여성 1만2000여명(경찰·시위 운영진 추산)은 “불법촬영 피해자로 자살한 여성이 몇 명이냐. 남자만 국민이냐 여자도 국민이다”라며 “책임지고 보호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최근 일어난 ‘홍대 누드크로키모델 불법촬영’ 사건에서 경찰이 이례적으로 빠른 조사에 나서고, 여성 가해자를 포토라인에 세우며, 남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증거까지 직접 수집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자 이를 ‘편파수사’로 봤다. 이날 시위 참가자들은 “여성이 피해자일 때도 이번과 같은 수준으로 수사하라”며 불법촬영 유출·소비 근절에 대한 수사당국의 의지를 촉구했다. <여성신문>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성명서>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이다.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홍대 누드 크로키 모델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는 여자가 피해자인 불법촬영 사건과 다르게 일사천리 진행됐다. 경찰은 여자가 피해자였던 불법촬영 사건들에 대해서는 ‘이런 거 못 잡아요’ ‘해외 사이트라서 검거가 어려워요’ ‘본인 맞아요? 본인 아닌 것 같은데 본인인 거 증명할 수 있어요?’ 등 수사에 미온적 반응을 보여 왔다. 또 여성들이 모든 증거를 수집하고 가해자를 특정하며 불법촬영 헤비업로드를 고발할 때도 ‘사소한 것 말고 묵직한 것 위주로만 가져오라’며 수사 의지가 있긴 한 건지 의심스러운 태도로 여성의 피해를 외면해왔다. 그런데 이런 경찰이 남자가 피해자가 되자 갑자기 증거수집을 위해 한강을 뒤지고, 2차 가해 자료를 수집하며, 피해자의 정신건강을 걱정하는 등 정상적인 경찰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언론은 여성이 피해자인 성범죄사건에 대해 그러했듯 선정적인 기사 제목을 달아 클릭을 유도하기보다는 사건이 얼마나 심각한지, 피해자가 얼마나 부당한 피해를 입었는지, 그동안 여자들이 요구해왔던 논조의 기사들을 쏟아냈다.

같은 시기 문제가 된 여자 고등학교 기숙사 불법촬영사건, 대학교 성관계 동영상 유출사건은 불법포르노 검색순위에 올랐다. 수천 건의 불법촬영물을 제작·유포한 남성들의 절대 다수가 불구속으로 수사 받고 재판도 받지 않고 풀려났음에도 단 하나의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여성은 수갑을 차고 포토라인에 섰다. 불법촬영 피해자가 남성이란 이유로, 가해자가 여성이란 이유로 사건을 둘러싼 모든 것들은 기존에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와는 너무나 다른 양상을 보였다.

우린 몰랐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진짜로 쓸 수 있다는 것을. 피해자가 피해 책임이 없는 온전한 피해자로만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을. 불법촬영 범죄수사 상황을 뉴스 속보로 내보낼 수 있다는 것을. 불법촬영 피해자를 긴급체포하고 구속하여 수속할 수 있다는 것을. 불법촬영 가해자를 포토라인에 세우고 언론에 얼굴을 공개시킬 수 있다는 것을. 불법촬영 관련사이트 압수수색 및 사이트 관리자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을. 경찰이 2차 가해 사례까지 수집해준다는 것을. 증거 수집을 위해 한강까지 뒤질 의지가 있다는 것을. 그렇게나 인력이 충분했다는 것을. 불법촬영 가해가 인격살인이라는 것에 이렇게까지 공감해줄 수도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처음 알았다.

그들은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이다. 국가는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1항에서는 이렇게 명시한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여성들은 과연 헌법에 명시된 것과 같이 성별에 의해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있는가? 헌법이 말하는 모든 국민에는 여성도 포함되어 있는가. 여성은 국가로부터 정당한 보호를 받고 있는가. 국가는 여성을 국민으로 인식하고 있는가.

본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는 자신의 알량한 쾌락만을 위해 동료 시민의 인격을 침해하는 불법촬영물을 제작하고 소비해온 남성을 규탄한다. 단지 경제적 이득을 위해 피해자의 존엄을 무시하며 선정적 기사를 써대고 사실과 정황을 왜곡하고 편파적 보도를 일삼은 언론을 규탄한다. 그동안 ‘수사가 어렵다’, ‘처벌이 어렵다’며 여성들의 피해를 외면하고 죽음으로 몰고 가는 불법촬영 범죄를 솜방망이 처벌하고 방조한 사법부를 규탄한다. 여성들의 용기와 연대의식을 통해 시작된 미투 운동, 성범죄 관련법에 냉담히 고개 돌리며 계류시키고 있는 입법부를 규탄한다. 국민의 반인 여성을 보호 않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않는 행정부를 규탄한다.

모든 여성은 남성과 같은 대한민국의 민주시민으로서 대답 받아야 한다. 국가는 사법에서의 여성차별을 즉시 시정하라. 즉각적 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남성 범죄자를 여성 범죄자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수사하고 처벌하라. 우리 여성들은 여성의 피해를 해일 앞에 조개 취급하는 모든 남성 중심적 권력에 분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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